Equilibriu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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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eal the World
나는 퍽 메마른 아이였다. 고등학교 때까지 거의 웃지 않았다고 한다. 내게 음악은 그저 구조적 아름다움을 즐기는 대상이었을 뿐이었다. 앎, 탐욕스럽게 그것만을 구할 뿐 그 이외의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. 무미한 나날이었다.

무슨 일로 신촌에 들렀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어느 음반점 앞을 지났다. 그리고 그 노래를 만났다.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다. 가만히 서서, 꼼짝도 하지 않고 온 신경을 기울여서 그 노래를 들었다.

처음이었다. 노래를 듣고 눈물 흘린 것은.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, 가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, 나는 내 모든 것으로 그 노래를 받아들였다. 시간은 순간처럼 흘렀다.

다음 날 등교하자 마자 친구에게 멜로디를 흥얼거렸다. 너 이 노래, 알아? 나 어제 신촌에서 이 노래 들었는데 정말, 다시 듣고 싶어. 너 대체 뭐하고 살았니? 마이클 잭슨도 몰라? 그 노래 가사에서 뭐가 반복되든?

그 날 이후, 그 노래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,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결정하고 조정하고 행동하게 하는 지표 중 하나가 되었다. 소소한 기부를 시작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고. 나는 그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.

사람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. 강렬한 필요를 느껴도 우리는 자기 스스로조차 변화시키기 어렵다. 그리고 가끔 기적이 일어난다. 놀라운 경험이었다. 그 때의 그 전율을 나는 잊지 못한다. 결코.



by Figue | 2009/06/27 02:08 | 단상 | 트랙백(1) | 덧글(2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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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racked from Equilibrium at 2009/06/30 13:52

제목 : 어느 편지
MJ가 한국에 공연하러 온 적이 있다. 표 값은 내가 부담하기엔 꽤 비쌌고, 고지식하고 재미없는 학생이기만 했던 나는 콘서트에 가겠다고 부모님께 용돈 달라고 할 용기가 없었다. 역시 자유는 자본으로 담보되는가, 잠시 생각하다가 잊었다.친구는 용돈을 모아온 통장을 털어서 표를 샀다. 가장 좋은 좌석으로 샀다고 했다. 너 멋지다, 말을 건넨 내게 친구는 덤덤하게 웃었다. 살아 생전에, 내가 언제 또 이 사람 콘서트에 가겠나 싶어서......more

Commented by Mustang at 2009/06/30 11:35
좋은 음악, 미술, 영화 등으로 인해 자신이 바뀌게 될때가 있지요...,...

Commented by Figue at 2009/06/30 13:54
안녕하세요.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더라구요. 저는 재능보다 재능을 키우는 노력에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싶어요. :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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