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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퍽 메마른 아이였다. 고등학교 때까지 거의 웃지 않았다고 한다. 내게 음악은 그저 구조적 아름다움을 즐기는 대상이었을 뿐이었다. 앎, 탐욕스럽게 그것만을 구할 뿐 그 이외의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. 무미한 나날이었다.
무슨 일로 신촌에 들렀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어느 음반점 앞을 지났다. 그리고 그 노래를 만났다.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다. 가만히 서서, 꼼짝도 하지 않고 온 신경을 기울여서 그 노래를 들었다. 처음이었다. 노래를 듣고 눈물 흘린 것은.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, 가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, 나는 내 모든 것으로 그 노래를 받아들였다. 시간은 순간처럼 흘렀다. 다음 날 등교하자 마자 친구에게 멜로디를 흥얼거렸다. 너 이 노래, 알아? 나 어제 신촌에서 이 노래 들었는데 정말, 다시 듣고 싶어. 너 대체 뭐하고 살았니? 마이클 잭슨도 몰라? 그 노래 가사에서 뭐가 반복되든? 그 날 이후, 그 노래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,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결정하고 조정하고 행동하게 하는 지표 중 하나가 되었다. 소소한 기부를 시작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고. 나는 그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. 사람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. 강렬한 필요를 느껴도 우리는 자기 스스로조차 변화시키기 어렵다. 그리고 가끔 기적이 일어난다. 놀라운 경험이었다. 그 때의 그 전율을 나는 잊지 못한다. 결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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