Equilibriu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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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다

오래지 않아 찾아오는 싫증은 내가 변덕스럽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는데, 물론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 싶다. 예를 들어 네스프레소를 보면, 대단히 편리하고 단순해서 사랑스럽지만 좀 질린다. 하루에 3잔씩, 모든 종류의 캡슐을 다 두어 줄씩 마셔보고 내린 결론이다. 처음에 받은 인상이 그대로 질려버린 지금 이 마지막까지 나오는 그 일관됨은 퍽 맘에 든다만..

차가 나와서 요새는 집에서 자주 마신다. 잘 내린 커피도 여기저기서 많이 마셔보았지만 차의 오묘함을 넘을 수 없다. 차를 마신 지 퍽 오래되었지만 단 한 번도 질린 적 없다. 단순하지 않고 마실 때마다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. 분명 같은 포장에서 나온 차인데 마실 때마다 혀 위에서 아지랑이 피워올리는 그 향은 때로는 나를 미치게 한다.

유감스럽게도, 홍차에서는 아직 커피와 차에서 받은 복잡미묘함을 느껴보질 못했다.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 기미를 알아채지 못한 것이겠지만, 과연 아직까지도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대체 그 때가 언제쯤일지, 과연 오기는 할 지 조금 궁금하다. 그저 나와 안맞는 것이려니 하고 넘기기엔 홍차는 퍽 맛있으니까. 맛, 그 너머에 있는 거기에 가보고 싶다.

by Figue | 2008/06/25 13:48 | 일상 | 트랙백 | 덧글(0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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